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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그렌증후군의 후성유전적 원인 — 분자생물학으로 본 면역세포의 병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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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감수: 박석민 한의사 (대표원장)

쇼그렌증후군의 후성유전적 원인 — 분자생물학으로 본 면역세포의 병리

박석민
의료 감수 박석민 대표원장

쇼그렌증후군은 왜 면역세포가 자기 침샘과 눈물샘을 공격하게 될까요? 그 답의 상당 부분은 DNA 염기서열이 아니라, 그 위에 덧씌워진 '후성유전(epigenetic)'이라는 분자 스위치에 있습니다.

쇼그렌증후군(Sjögren's syndrome, SjS)은 눈과 입이 마르는 대표적 자가면역질환으로, T세포와 B세포가 외분비샘에 차례로 침윤하며 조직을 파괴합니다. 최근 연구는 이 병의 분자적 뿌리에서 DNA 메틸화·히스톤 변형·비암호화RNA 같은 후성유전 조절의 이상을 지목합니다. 오늘은 쇼그렌증후군의 후성유전적 요인을 분자생물학적 기전과 병리적 원인을 중심으로, 최근 종설 논문을 통해 상세히 정리해 보겠습니다.

쇼그렌증후군의 면역병리 — 외분비샘을 공격하는 면역세포

쇼그렌증후군은 유전·환경 요인이 겹쳐 눈물샘과 침샘에 면역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침윤·활성화되면서 시작됩니다. 침윤한 면역세포는 침을 만들고 분비하는 선방(acinar) 구조를 점진적으로 파괴합니다. 흥미롭게도 자가면역반응은 면역세포 침윤 이전에 이미 시작되기도 하는데, 항핵항체가 진단 20년 전부터 존재한다는 보고가 있을 정도입니다.

쇼그렌증후군 발병 과정의 면역세포 침윤 — 초기부터 진행기까지

병이 진행하면 침샘·눈물샘을 넘어 섬유근육통, 관절통, 간질성 신염 같은 전신 침범이 나타나고, 특히 비호지킨 B세포 림프종의 위험이 높아집니다. 면역세포 측면에서는 Th1·Th17, 여포보조 T세포(Tfh), 조절 T세포(Treg), CD8+ T세포, B세포가 모두 관여하며, 이들이 분비하는 인터페론(IFN), IL-17·IL-22·IL-21·IL-4, TNF-α, BAFF·APRIL 같은 사이토카인이 자가면역반응을 부추기고 조직 손상을 일으킵니다. 그중에서도 인터페론 경로의 활성화, 이른바 'IFN 서명(signature)'이 병태생리의 핵심으로 떠올랐습니다.

후성유전이란 — DNA 메틸화·히스톤·비암호화RNA

후성유전 변형은 DNA 염기서열은 그대로 둔 채 유전자 발현을 켜거나 끄는, 가역적이면서도 세포분열을 통해 유전되는 조절입니다. 비교적 안정적이어서 세포의 정체성을 유지하지만, 내·외부 자극에 반응해 변할 만큼 유연합니다. 대표적으로 DNA 메틸화, 히스톤 변형, 비암호화RNA(ncRNA) 발현의 세 가지가 있으며, 면역세포의 분화와 활성화를 좌우합니다.

면역반응에서의 후성유전 조절 — DNA 메틸화·히스톤 변형·비암호화RNA

DNA 메틸화는 메틸전이효소 DNMT1·3A·3B가 S-아데노실메티오닌(SAM)에서 받은 메틸기를 CpG 이염기서열 시토신 고리의 5번 탄소(5mC)에 붙이는 과정입니다. 메틸화된 CpG는 염색질 구조를 바꿔 전사인자의 결합을 방해하므로, 특히 유전자 프로모터와 첫 엑손에 몰려 있는 'CpG 섬'의 메틸화는 대개 유전자 침묵의 신호입니다. 반대로 탈메틸화는 TET1·2·3 효소가 5mC를 5-하이드록시메틸시토신(5hmC)으로 산화시키며 메틸기를 제거하는 것으로, 유전자 발현 증가를 뜻합니다.

히스톤 변형은 또 다른 축입니다. 히스톤의 N-말단 꼬리에 풍부한 라이신·아르기닌 잔기에 메틸화·아세틸화·인산화·유비퀴틴화 같은 번역후 변형이 일어나, 염색질 구조를 바꾸거나 비히스톤 조절자의 결합 자리를 만듭니다. 여기에는 히스톤 탈아세틸화효소(HDAC), 아세틸전이효소(HAT), 메틸전이효소(HMT)가 관여합니다. 예컨대 HDAC 계열인 SIRT1은 Th17에서 RORγt를 탈아세틸화해 그 전사조절 활성과 효과기 기능을 높입니다.

비암호화RNA는 단백질을 만들지 않으면서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RNA로, 19~22개 염기의 마이크로RNA(miRNA)는 전사후 수준에서, 200개 염기를 넘는 긴 비암호화RNA(lncRNA)는 다양한 방식으로 작용합니다. 인간 유전체에는 약 2,200개의 miRNA가 있고, 각각이 여러 유전자를 표적할 수 있어 진단 표지자이자 치료 표적으로 주목받습니다. miR-146a, miR-155, miR-181a 등이 T·B세포의 자가면역반응과 깊이 얽혀 있습니다.

면역세포 분화를 좌우하는 후성유전

후성유전 효소들은 어떤 면역세포가 만들어지는지를 분자 수준에서 결정합니다. Th1 분화 시 Tbx21·Ifng 부위가 탈메틸화되고 5hmC가 늘며, DNMT1이 결핍되거나 탈메틸화 약물을 처리하면 Th1 효과기 사이토카인이 증가합니다. Th17에서는 DNMT3A가 Ifng 부위를 안정적으로 침묵시키는데, 이것이 결핍되면 Th17이 IFN-γ를 더 많이 내는 병원성 세포로 바뀝니다. 조절 T세포(Treg)에는 DNMT1이 필수적이어서, 이를 없애면 억제 기능을 잃고 심한 전신 자가면역으로 생쥐가 3~4주 만에 죽습니다. Foxp3 부위에서는 IL-2·TGF-β 신호가 활성화한 Smad3·STAT5가 TET 효소를 불러와 5mC를 5hmC로 바꿔 Foxp3 발현을 보장하며, TET1·TET2가 함께 빠지면 Treg 분화·기능이 크게 손상됩니다.

B세포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DNMT3A·3B를 함께 없애면 비정상적인 형질세포가 비장·골수에 축적되고, TET2·TET3 결핍은 5hmC 감소와 IgG1 클래스 전환 결함을 일으킵니다. 히스톤 축에서는 미분화 B세포에서 Bcl-6가 HDAC4·5·7과 복합체를 이뤄 형질세포 분화의 master 조절자 Blimp-1을 억제하다가, HDAC가 풀려나면 Prdm1 프로모터의 히스톤 아세틸화가 늘어 Blimp-1 발현이 켜집니다.

T세포·B세포·침샘상피세포(SGEC)의 상호작용이 만드는 쇼그렌 면역병리

쇼그렌의 후성유전 변화 — 병리의 분자적 뿌리

이제 핵심입니다. 쇼그렌증후군 환자의 T·B세포에서는 이러한 후성유전 조절이 어긋나 있고, 그것이 비정상적 침윤·활성화와 친염증 사이토카인 생성을 직접 부추깁니다.

쇼그렌증후군 면역세포의 후성유전 변화 — IFN 유전자 저메틸화, FOXP3 과메틸화, miRNA 변화

IFN 관련 유전자의 저메틸화

쇼그렌증후군 진행은 세 단계로 나뉩니다. 첫째 선천면역, 특히 IFN 경로의 활성화, 둘째 HLA 소인과 IL-12–IFN-γ 경로를 통한 T·NK세포 활성화, 셋째 CXCR5 매개 림프소포 동원과 B세포 수용체 활성화를 통한 B세포 활성화입니다. 후성유전 변형은 이 IFN 경로를 켜는 데 결정적입니다.

원발성 쇼그렌 환자의 나이브 CD4+ T세포를 분석한 후성유전체 연구에서, 저메틸화된 CpG 자리는 STAT1·IFI44L·USP18·IFITM1 같은 IFN 경로 유전자와 관련이 있었습니다. 전혈·CD19+ B세포·소침샘 생검을 망라한 연구에서도 IFN 조절 유전자의 뚜렷한 저메틸화가 확인되었고, 이는 그 유전자들의 발현 증가와 상관했습니다. 특히 차등 메틸화 상위 12개 CpG 자리(MX1·IFI44L·PARP9·PLSCR1·IFIT1·IFITM1·HLA-A 등)는 항SSA·항SSB 항체의 존재에 크게 좌우되었습니다. 또한 450K 칩으로 비교했을 때 주요 메틸화 변화는 B세포와 유전적 위험 부위에 몰려 있었으며, IFITM1·IFITM3·IFI44L·IRF5 같은 IFN 관련 유전자의 변화가 검증되었습니다. 무엇보다 B세포의 메틸화 상태는 질병 진행과 밀접하게 연관되었습니다.

B세포의 후성유전 변화

쇼그렌 환자에서 메틸화 변화는 T세포보다 B세포에서 더 뚜렷해, B세포가 진행에 중요한 역할을 함을 시사합니다. STAT1·IFI44L·IFITM1 같은 IFN 유도 유전자의 저메틸화가 말초혈 B세포, 특히 항SSA·항SSB 양성 환자에서 발견되었습니다. 또한 저메틸화 자리는 대개 인핸서(enhancer)와 겹쳐 전사를 켜는 방향으로 작동했습니다. miRNA 측면에서도 정제 혈액세포의 372개 miRNA를 분석한 연구에서 T세포 21개, B세포 24개가 유의하게 차등 발현했는데, 그중 hsa-miR-30b-5p는 BAFF 발현을 음성 조절하는 것으로 보고되어 B세포 기능 조절에 관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Foxp3 과메틸화와 Treg 결함

면역을 억제해야 할 Treg는 쇼그렌 환자에서 양적·질적으로 결함을 보입니다. Treg의 master 전사인자 Foxp3의 발현은 후성유전으로 강하게 조절되는데, 그 프로모터 부위의 메틸화 상태가 발현을 좌우합니다. 원발성 쇼그렌 환자 15명을 분석한 연구에서 CD4+ T세포의 FOXP3 프로모터가 과메틸화되어 있었고, 이는 FOXP3 mRNA와 단백질의 유의한 감소와 상관했습니다. 즉 IFN 유전자는 저메틸화로 켜지는 반면, 억제성 Foxp3는 과메틸화로 꺼지는, 자가면역을 부추기는 양방향 불균형이 나타납니다.

유전 변이(SNP)와 후성유전의 연결

전장유전체 연관분석(GWAS)으로 쇼그렌 감수성 SNP들이 다수 밝혀졌습니다. IFN 서명(IRF5·STAT1·STAT4·IL12A), B·T세포 신호(BAFF·GTF2I·TNFSF4·CXCR5·CCL11·TNFAIP3), NF-κB 경로(TNIP1·CARD8·IKBKE·IRAK1·TANK) 분자들의 변이가 발병에 관여합니다. 대부분의 SNP가 비암호화 영역에 위치해, 유전자 조절·스플라이싱·후성유전 변형에 영향을 줄 것으로 추정됩니다. 특히 X염색체의 메틸-CpG 결합 단백질 MECP2 유전자의 SNP(rs17435)가 처음으로 X염색체 SNP와 쇼그렌의 유전적 연관을 확인했는데, MECP2는 DNA 메틸화에 의한 전사 침묵과 연관된 분자라는 점에서 후성유전과 유전 변이가 만나는 접점을 보여줍니다.

후성유전을 표적으로 한 치료 가능성

병태생리에 후성유전이 깊이 관여한다는 사실은 곧 새로운 치료 표적을 시사합니다. 현재 쇼그렌의 치료는 국소 스테로이드·사이클로스포린, 분비촉진제 같은 대증·항염증 치료와, 자가반응성 B세포를 제거하는 항CD20 항체 리툭시맙이 쓰입니다. 여기에 더해 DNMT1·DNMT3A·DNMT3B·TET2·TET3·HDAC1·HDAC11·SIRT1·miR-146a 같은 후성유전 조절자가 모두 잠재적 표적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류마티스관절염에서 1차 약물 메토트렉세이트는 엽산 대사를 막아 CpG 메틸화의 메틸 전달을 교란하고, 루푸스에서는 히스톤 메틸전이효소 Ezh2 억제제(DZNep)가 신장 염증을 줄이며, HDAC 억제제 VPA·뷰티레이트가 형질세포 분화를 억제하는 등 후성유전 약물이 다른 자가면역질환에서 이미 시도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IFN 경로가 쇼그렌 진행의 핵심이고 T·B세포의 메틸화 변화가 IFN 유전자 활성화와 밀접한 만큼, 자가반응성 면역세포의 비정상 메틸화를 되돌리는 표적 치료가 앞으로 특히 주목할 전략으로 제시됩니다.

정리

쇼그렌증후군은 단순히 침과 눈물이 마르는 병이 아니라, 면역세포의 후성유전 조절이 어긋나면서 외분비샘을 공격하게 되는 분자 수준의 자가면역질환입니다. IFN 관련 유전자의 저메틸화는 인터페론 서명을 켜고, 억제성 FOXP3의 과메틸화는 Treg를 무력화하며, 다수의 miRNA 변화와 유전 변이가 이 흐름에 가세합니다. 이러한 분자적 이해는 병의 원인을 더 깊이 설명할 뿐 아니라, 후성유전을 되돌리는 정밀 치료라는 새로운 길을 열어줍니다. 다만 대부분 전임상·연관 연구 단계이므로, 임상 적용에는 추가 검증이 필요합니다.

이상의 내용은 다음 논문을 토대로 정리했습니다. Li P, Han M, Zhao X, Ren G, Mei S, Zhong C (2022) Abnormal Epigenetic Regulations in the Immunocytes of Sjögren's Syndrome Patients and Therapeutic Potentials. Cells 11:1767. https://doi.org/10.3390/cells11111767

인천 송도 이레한의원은 쇼그렌증후군을 단순한 건조 증상이 아니라, 면역세포의 분자적 조절이 어긋난 전신 자가면역질환으로 바라봅니다. 후성유전 연구가 밝혀가는 병의 분자적 뿌리를 함께 살피며, 환자 한 분 한 분의 면역 상태와 경과에 맞춰 통합적으로 접근하고자 합니다.

⚠️ 본 글은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정확한 진단·치료는 전문 의료기관에서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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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민

박석민 대표원장

19년간 자가면역질환과 구강작열감증후군과 같은 신경병증성 통증을 주로 진료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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