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감수: 박석민 한의사 (대표원장)
쇼그렌증후군과 mTOR 신호 — 침샘 면역세포 과활성의 분자생물학적 기전
목차
쇼그렌증후군에서 면역세포는 왜 멈추지 않고 과활성될까요? 그 중심에 세포의 '성장 스위치' mTOR가 있습니다.

쇼그렌증후군의 침샘에서는 B세포와 T세포가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되어 자가항체를 끝없이 만들어 냅니다. 이 과잉 활동의 분자적 엔진으로 mTOR(라파마이신 표적 단백질) 경로가 주목받습니다. 오늘은 침샘과 혈액의 림프구에서 이 경로의 활성을 직접 측정하고, 그 억제 가능성까지 살펴본 2019년 연구를 통해, 병리 기전을 분자생물학 수준에서 자세히 풀어보겠습니다.
쇼그렌증후군의 핵심 병리: B세포 과활성
쇼그렌증후군은 외분비샘(침샘·눈물샘)에 림프구가 침윤하면서 분비 기능이 무너지는 전신 자가면역질환입니다. 침윤 세포의 주축은 보조 T세포(Th)와 B세포이며, 이 병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B세포 과활성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자가항체 생성, 혈청 IgG 상승, 침샘 내 B세포와 IgG+·IgM+ 형질세포 증가, 그리고 배중심(germinal center) 유사 구조의 형성이 나타납니다. 특히 이 배중심 유사 구조는 림프종 발생 위험과 직접 연결되어 있어 임상적으로 중요합니다. B세포를 이렇게 부추기는 데는 소포보조 T세포(Tfh)가 핵심 역할을 합니다.
세포의 성장 스위치, mTOR — 두 개의 복합체
mTOR는 세포의 성장·생존·증식을 총괄하는 세린/트레오닌 인산화효소입니다. 성장인자(인슐린유사성장인자 IGF-1 등), 영양소, 그리고 T세포·B세포 수용체(TCR/BCR) 자극을 한데 통합해 세포의 운명을 결정합니다. mTOR는 두 가지 복합체로 작동하는데, 결합 단백질에 따라 구분됩니다. Raptor가 들어간 mTORC1은 단백질 합성, 세포 성장, 증식, 대사를 담당하고, Rictor가 들어간 mTORC2는 대사, 세포 생존, 세포골격 재배열, 세포주기 진행을 조절합니다.
신호 전달의 큰 줄기는 이렇습니다. 성장인자나 BCR 자극이 PI3K를 켜고, 이것이 AKT를 활성화하면(이 과정을 PTEN이 억제) mTORC1이 작동합니다. 활성화된 mTORC1은 하위의 S6 인산화효소(S6K)를 거쳐 리보솜 단백질 S6를 인산화합니다. 따라서 인산화된 S6(pS6)의 양을 측정하면 mTORC1이 얼마나 켜져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이 연구가 pS6를 활성 지표로 쓴 이유입니다. 그리고 이 mTORC1을 선택적으로 끄는 약물이 바로 라파마이신(시롤리무스)입니다.
연구 설계: 누구를, 어떻게 보았나
연구진은 일차쇼그렌증후군 환자(혈액 B세포 13명, 입술 침샘 조직 12명), 원인 불명의 건조증을 호소하지만 자가면역질환 기준은 충족하지 않는 비쇼그렌 건조증(nSS) 환자(B세포 17명, 침샘 6명), 그리고 건강한 대조군(B세포 9명)을 비교했습니다. 혈액 B세포에서는 관련 유전자 발현(qPCR)과 pS6를 유세포분석으로 측정했고, 침샘 조직에서는 면역형광으로 어떤 세포가 mTORC1을 켜고 있는지(pS6 양성)를 확인했습니다. 나아가 말초혈액 단핵세포를 라파마이신과 함께 배양해 그 억제 효과까지 살폈습니다.
역설적 발견 1: 혈액 B세포에서는 mTOR가 오히려 줄어 있었다
B세포가 그렇게 과활성이라면 혈액 B세포의 mTOR도 높을 것 같지만, 결과는 정반대였습니다. 환자의 순환 B세포에서는 mTORC1의 핵심 구성요소인 RPTOR 유전자(p=0.02)와 mTOR를 켜는 상류 수용체인 IGF1R 유전자(p<0.01)의 발현이 건강대조군보다 유의하게 감소해 있었습니다. 활성 지표인 pS6 단백질도 순환 B세포에서 낮았고(순진·기억 B세포 모두), T세포에서도 같은 경향이 보였습니다. 더 흥미로운 점은, 이렇게 줄어든 RPTOR·IGF1R 발현이 혈청 IgG 증가와는 반대로 움직였다는 것입니다(역상관). 즉 mTOR 유전자가 낮을수록 항체는 더 많았습니다.

연구진은 이 역설을 이렇게 해석합니다. 활성이 높게 켜진 B세포는 혈액을 떠나 침샘으로 이동해 버리고, 혈액에는 상대적으로 mTOR가 낮은 세포만 남는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더해, 쇼그렌 환자에서 전신적으로 증가하는 갈렉틴-9(Galectin-9)라는 단백질이 음성 되먹임으로 작용해 형질세포양 수지상세포와 B세포의 성숙·mTOR 신호를 눌러, 혈액 쪽 활성을 낮추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봅니다.
발견 2: 침샘에서는 mTOR가 활활 타오른다
혈액과 달리 병이 실제로 벌어지는 침샘에서는 정반대 그림이 펼쳐졌습니다. 면역형광 분석 결과, 환자 침샘에서는 mTORC1이 켜진(pS6 양성) B세포, 형질세포, T세포의 수가 비쇼그렌 건조증 환자보다 뚜렷하게 증가해 있었습니다. 앞서 B세포 활성의 새로운 동력으로 지목된 CCL25/CCR9 축과 관련해, CCR9 양성이면서 mTORC1이 켜진 세포는 환자에서 1㎟당 13.7±24.5개로, 비쇼그렌 건조증의 1.1±0.2개에 비해 크게 많았습니다. 특히 활성화된 T세포와 형질세포의 수는 IgG·IgM 형질세포 비율과 비례했는데, 이는 T세포 주도의 B세포 활성화와 mTOR가 함께 작동함을 보여줍니다. pS6 양성 세포의 약 22%가 CCR9를 함께 발현한 점도 이 축의 관여를 뒷받침합니다.

발견 3: 라파마이신으로 B·T세포 활성을 끈다
그렇다면 이 스위치를 끄면 어떻게 될까요? 연구진은 세포를 초항원(SEB)과 TLR9 자극제(CpG-C)로 활성화한 뒤 라파마이신을 처리했습니다. 활성화는 보조 T세포와 B세포에서 pS6를 끌어올리고 세포 증식과 IgG·인터페론감마(IFN-γ) 생산을 유도했는데, 라파마이신(100 nM)은 이 mTOR 활성과 증식, 그리고 IgG·IFN-γ 생산을 모두 유의하게 억제했습니다. 흥미롭게도 증식과 IgG 생산에 대한 억제 효과가 IFN-γ보다 더 강했습니다. 반면 IL-4 생산은 원래 낮았고 라파마이신의 영향을 받지 않았으며, 세포 생존율 자체는 떨어뜨리지 않았습니다. 즉 세포를 죽이지 않으면서 과활성만 선택적으로 가라앉힌 셈입니다.

분자적 해설: S6 인산화, IGF1R, 그리고 CCR9
몇 가지 분자적 디테일이 이 그림을 더 또렷하게 만듭니다. 먼저 활성 지표인 S6 인산화에는 두 위치가 있습니다. 유세포분석에 쓰인 세린 240/244 자리는 mTOR에 더 특이적이고, 면역형광에 쓰인 세린 235/236 자리는 ERK 경로의 RSK1/2도 일부 인산화할 수 있지만, 두 위치의 인산화는 강하게 연동하며 B세포에서는 235/236 자리도 mTOR 활성을 잘 반영합니다. 둘째, 상류 스위치인 IGF1R가 환자 B세포에서 낮았던 점은 혈액에서 이 경로 활성이 떨어진 한 가지 기전으로 해석됩니다. 셋째, 이 경로는 배중심 반응과 Tfh세포 분화에 필수적인데, 배중심 유사 구조가 림프종 위험과 연결된다는 점에서 mTOR 과활성은 단순한 염증을 넘어 악성 전환의 토대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치료 표적으로서의 mTOR
이 모든 결과는 mTOR를 치료 표적으로 가리킵니다. 동물 모델(비비만 당뇨 마우스)에서 라파마이신을 국소 투여하면 외분비샘의 림프구 침윤이 줄고 눈물 분비가 회복됐으며, 이소성 림프 구조 형성과 관련된 케모카인(CXCL13, CCL19, CCL20)이 억제됐습니다. 라파마이신은 전신홍반루푸스 2상 시험에서 안전하고 효과적이었지만, 백혈구 감소·감염 같은 부작용이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안전성이 더 나은 당뇨약 메트포르민이 대안으로 거론되는데, 이 약 역시 같은 경로를 억제해 루푸스 모델에서 자가반응 형질세포 분화와 배중심 형성을 줄였습니다. 결국 부작용이 적은 mTOR 억제 전략을 쇼그렌 치료에 접목하는 연구가 앞으로의 과제로 제시됩니다.
이 글은 다음 논문을 토대로 정리했습니다. Blokland SLM, Hillen MR, Wichers CGK, et al (2019) Increased mTORC1 activation in salivary gland B cells and T cells from patients with Sjögren's syndrome: mTOR inhibition as a novel therapeutic strategy to halt immunopathology? RMD Open 5:e000701.
인천 송도 이레한의원은 쇼그렌증후군을 비롯한 자가면역질환을 오랜 기간 살펴왔습니다. 검사 수치와 최신 연구 근거를 바탕으로, 건조 증상 관리뿐 아니라 질환의 바탕에 있는 면역 변화를 함께 고려하는 관리를 지향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mTOR가 무엇이고 왜 중요한가요?
A. mTOR는 세포의 성장·증식·생존을 총괄하는 신호 효소입니다. 면역세포에서 mTOR가 과하게 켜지면 B세포·T세포가 멈추지 않고 활성화되어 자가항체와 염증을 키웁니다. 쇼그렌증후군의 침샘에서 바로 이 과활성이 확인됐습니다.
Q. 혈액에서는 줄고 침샘에서는 늘었다니, 모순 아닌가요?
A. 연구진은 mTOR가 높게 켜진 활성 B세포가 혈액을 빠져나가 침샘으로 모여들기 때문으로 해석합니다. 그래서 혈액에는 상대적으로 조용한 세포가 남고, 정작 병이 진행되는 침샘에는 과활성 세포가 쌓이는 것입니다.
Q. 그럼 mTOR를 막는 약을 바로 쓸 수 있나요?
A. 라파마이신·메트포르민 같은 mTOR 억제제가 동물 모델과 다른 자가면역질환에서 가능성을 보였지만, 쇼그렌증후군에 대한 적용은 아직 연구 단계이며 부작용도 고려해야 합니다. 구체적인 진단과 치료는 반드시 전문 의료기관에서 받으시기 바랍니다.
⚠️ 본 글은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정확한 진단·치료는 전문 의료기관에서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