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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형간염과 한약, 오래 먹어도 될까 — 장기 복용의 안전성과 개선 효과, 최근 논문 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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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감수: 박석민 한의사 (대표원장)

B형간염과 한약, 오래 먹어도 될까 — 장기 복용의 안전성과 개선 효과, 최근 논문 근거

박석민
의료 감수 박석민 대표원장

“간이 안 좋은데 한약을 먹어도 되나요?” 만성 B형간염 환자분들이 가장 많이 하시는 질문입니다. 그것도 몇 년씩 오래 먹어도 괜찮은지가 늘 걱정이시죠.

약탕기와 간, 그리고 안심을 상징하는 이미지로 B형간염과 한약 장기 복용을 소개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대만의 대규모 국가 데이터 연구들은 항바이러스 치료와 함께 처방된 한약을 여러 해 복용한 만성 B형간염 환자들이 오히려 더 오래, 더 안전하게 지냈다고 보고합니다. 오늘은 2015년의 대표 연구부터 그 이후 재확인된 연구들까지, 한약의 장기 복용 안전성과 개선 효과를 최근 논문을 통해 정리하겠습니다. 특히 환자의 절반이 여러 해 동안 한약을 복용했다는 사실과, 그 결과가 어땠는지를 근거 위주로 살펴보겠습니다.

2015년, 대만이 던진 질문

이야기는 2015년 국제 학술지에 실린 대만 연구에서 시작합니다. Tsai DS et al (2015)는 대만 전 국민의 진료 기록이 담긴 국가건강보험 데이터베이스로, 라미부딘(항바이러스제) 치료를 받는 만성 B형간염 환자 1,037명을 2004년부터 2011년까지 추적했습니다. 특정 병원이 아니라 나라 전체의 실제 처방과 사망 기록을 담고 있어, 현실의 진료 현장을 그대로 반영한다는 점에서 신뢰도가 높은 연구입니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한약이 결코 예외적인 선택이 아니었다는 사실입니다. 전체 환자의 49퍼센트, 즉 약 절반이 치료 기간 동안 한약을 함께 복용했습니다. 게다가 잠깐 먹고 만 것이 아니었습니다. 한약 복용 기간의 중앙값은 2.4년으로, 전체 관찰기간의 중앙값 5.3년의 절반에 이르렀습니다. 환자 절반이 관찰기간의 절반가량을 한약과 함께 보낸 셈입니다.

그 오랜 복용의 끝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추적 기간 동안 한약 복용군의 전체 사망 위험은 복용하지 않은 군의 약 절반 수준이었습니다(보정 위험비 0.45, 95퍼센트 신뢰구간 0.27에서 0.76). 특히 대표적인 한약 처방인 가미소요산을 사용한 경우 사망 위험비는 0.26으로 더 낮았습니다.

2015년 대만 연구의 핵심 수치, 한약 복용 49퍼센트와 복용기간 2.4년, 사망 위험비 0.45를 정리한 이미지

여기서 위험비 0.45가 무슨 뜻인지 짚어 보겠습니다. 위험비는 두 집단의 위험을 비교한 값으로, 1이면 차이가 없고 1보다 작으면 위험이 낮다는 뜻입니다. 0.45는 한약 복용군의 사망 위험이 비복용군의 약 45퍼센트, 즉 절반 이하로 낮았다는 의미입니다. 앞으로 나올 숫자들도 같은 방식으로 읽으면 됩니다. 1에서 멀리 떨어져 작을수록, 그리고 괄호 안 신뢰구간이 1을 넘지 않을수록 신호가 강합니다.

오래 먹어도 간에 무리가 없을까

한약, 특히 간질환 환자의 한약을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나오는 걱정은 안전성입니다. 간이 나쁜데 약을 더하면 부담이 되지 않을까, 몇 년을 먹어도 괜찮을까 하는 우려입니다. 지극히 당연한 질문입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앞의 숫자가 중요해집니다. 환자의 절반이 평균 2년이 넘도록 한약을 복용했는데, 만약 장기 복용이 간에 실질적인 해를 끼쳤다면 이 대규모 집단에서 사망이 늘어나는 방향으로 나타났어야 합니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였고, 오래 복용한 집단에서 사망은 오히려 뚜렷하게 줄었습니다. 뒤에서 볼 후속 연구들은 복용 기간이 길수록 이득이 더 커지는 용량 반응 관계까지 보여 줍니다. 오래 먹을수록 결과가 나빠지기는커녕 사망과 간암이 더 줄어든 것입니다.

여러 해 장기 복용에도 사망이 오히려 줄고 오래 복용할수록 이득이 커지는 용량 반응을 표현한 이미지

물론 한약이 간에 부담을 준다는 우려가 근거 없는 것은 아닙니다. 성분이 불분명한 민간 약재나 검증되지 않은 건강식품, 무분별한 고용량 복용이 드물게 약물성 간 손상을 일으킨 사례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위 연구들이 보여 주는 것은 그런 무분별한 복용이 아니라, 의료 체계 안에서 한의사가 처방한 한약을 여러 해 복용한 수천에서 수만 명 규모의 환자 집단입니다. 그 대규모 집단에서 사망과 간암이 늘어난 신호는 없었고 오히려 줄었다는 점은, 적절히 처방하고 관리한 한약의 장기 복용이 실제 진료 현장에서 안전하게 이루어져 왔음을 강하게 시사합니다. 핵심은 한약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누가 어떻게 처방하고 관리하느냐입니다.

10년의 후속 연구가 재확인한 것

한 편의 연구만으로 결론을 내릴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2015년 이후 발표된 같은 주제의 대규모 연구들을 모아 보았습니다. 대상 질환도, 측정한 결과도 조금씩 다르지만 모두 같은 방향, 즉 한약 병용군에서 더 나은 경과를 가리킵니다.

간경변을 동반한 더 위중한 환자에서도 결과는 같았습니다. Tsai TY et al (2018)은 간경변을 동반한 만성 B형간염 환자 1,522명에서 한약 복용군의 사망 위험이 0.44로 2015년과 거의 같았고, 180일 넘게 복용하면 0.33까지 낮아졌다고 보고했습니다. 단삼, 황금, 별갑, 소시호탕 같은 약재와 처방이 낮은 위험과 연관되었습니다.

사망을 넘어 간암이라는 더 무거운 결과에서도 신호가 확인되었습니다. Tsai TY et al (2017)은 만성 B형간염 환자 21,020명을 15년간 추적해, 한약 복용군의 간암 발생 위험이 0.63, 180일 넘게 복용하면 0.52로 낮아졌다고 보고했습니다.

후속 연구들의 결과, 사망 0.44와 간암 0.63과 간경변 0.54를 한눈에 정리한 이미지

이미 간암이 발생한 환자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Liu X et al (2019)에서 보조 한약 병용 간암 환자의 5년 사망 위험은 0.46이었고, Liao YP et al (2020)에서도 전체 사망 위험이 0.68로 낮았습니다. 간 기능이 크게 나빠진 비대상성 간경변 환자를 본 Tsai FJ et al (2020)에서도 사망 위험은 0.54로 낮았습니다. 바이러스가 다른 C형간염에서도 방향은 같았는데, Tsai FJ et al (2019)에서 사망 위험은 0.12로 더 컸습니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연도 대상 결과 위험비(95% CI)
2015 만성 B형간염+라미부딘 전체 사망 0.45 (0.27–0.76)
2018 B형간염+간경변 전체 사망 0.44 (0.36–0.52)
2017 만성 B형간염 간암 발생 0.63 (0.56–0.72)
2019 간세포암(중국) 5년 사망 0.46 (0.40–0.52)
2020 간세포암(대만) 전체 사망 0.68 (0.62–0.74)
2020 비대상성 간경변 전체 사망 0.54 (0.42–0.69)
2019 C형간염 전체 사망 0.12 (0.06–0.26)

위험비가 모두 1보다 뚜렷이 낮고 신뢰구간도 1을 넘지 않습니다. 서로 다른 연구팀이 서로 다른 환자군을 대상으로 서로 다른 결과를 측정했는데도 방향이 이렇게 일치한다는 것은, 우연으로 보기 어려운 견고한 신호입니다.

기대할 수 있는 개선 효과

그렇다면 한약은 어떻게 이런 결과와 연결될까요. 위 연구들이 공통적으로 지목한 약재들에서 실마리가 보입니다. 사망과 간암 위험을 낮춘 것으로 분석된 단삼은 혈류를 돕고 간의 섬유화를 억제하는 방향으로, 황금과 백화사설초, 반지련은 염증을 가라앉히고 세포 손상을 줄이는 방향으로 오래 연구되어 온 약재들입니다. 간질환의 진행이 대개 만성 염증에서 섬유화로, 다시 간경변과 간암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떠올리면, 이 약재들이 그 길목마다 브레이크를 걸어 주는 그림이 그려집니다.

만성 염증에서 섬유화, 간경변, 간암으로 이어지는 경로에 한약이 작용하는 지점을 표현한 이미지

또한 만성 B형간염은 피로, 소화 불편, 스트레스, 수면 같은 전신 컨디션이 삶의 질을 크게 좌우하는 병입니다. 2015년 연구에서 두드러진 가미소요산은 전통적으로 이런 전신 상태를 다독이는 데 쓰여 온 처방으로, 항바이러스 치료를 꾸준히 이어 갈 수 있도록 몸의 바탕을 받쳐 주는 역할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즉 한약의 이득은 바이러스를 직접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염증과 섬유화를 늦추고 전신 컨디션을 관리해 긴 병의 경과 전체를 부드럽게 만드는 쪽으로 이해하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모든 연구에서 환자들이 항바이러스 치료를 중단하지 않고 그 위에 한약을 더했다는 점입니다. 한약은 검증된 치료를 대체한 것이 아니라 보완했습니다.

안전하게 장기 복용하려면

위 연구들이 보여 준 안전성과 이득은 아무 한약이나가 아니라, 의료 체계 안에서 자격 있는 한의사가 진단에 맞게 처방하고 관리한 한약에 대한 것입니다. 다음을 지킬 때 장기 복용의 이점을 안전하게 기대할 수 있습니다.

  • 항바이러스 치료를 반드시 유지합니다. 한약은 항바이러스제를 대체하지 않으므로, 담당 의료진의 처방을 임의로 바꾸거나 중단하지 않습니다.
  • 자격 있는 한의사에게 진단받고 처방받습니다. 출처가 불분명한 간에 좋다는 제품을 자가 판단으로 복용하는 것은 오히려 위험할 수 있습니다.
  • 간 기능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습니다. 간 수치와 바이러스 상태는 병원에서 확인하고 그 결과를 한의사와도 공유합니다.
  • 복용 중인 모든 약과 건강기능식품을 알립니다. 양쪽 의료진이 전체 그림을 알아야 상호작용을 관리할 수 있습니다.

인천 송도 이레한의원 진료실에서 원장이 B형간염 환자와 한약 복용과 생활 관리를 상담하는 이미지

한 가지 분명히 해둘 점이 있습니다. B형간염의 진단과 항바이러스제 처방, 혈액과 영상 검사는 내과 등 의료기관에서 받으셔야 합니다. 이레한의원은 한의원으로서 이런 검사나 양약 처방을 하지 않습니다. 다만 인천 송도 이레한의원은 이미 받고 계신 치료와 검사 결과를 함께 살피며, 위와 같은 근거에 기반해 전신 컨디션을 돌보는 한의학적 관리 방향을 상의하는 역할을 합니다.

다만 위 연구들은 모두 관찰연구라는 한계를 함께 기억해야 합니다. 한약을 복용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나중에 비교한 것이지 무작위로 배정해 시험한 것이 아니므로, 건강 관리에 적극적인 사람이 원래 더 오래 사는 것 같은 다른 요인의 영향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이 결과들은 강력하고 일관된 연관성이지, 그 자체로 인과관계를 증명하는 것은 아닙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항바이러스제를 먹고 있는데 한약을 같이 먹어도 되나요?
A. 위 연구들의 환자들이 바로 그렇게 했습니다. 항바이러스제를 유지하면서 한약을 더한 환자들에게서 더 나은 결과가 관찰되었습니다. 다만 함께 복용한다는 사실을 내과와 한의원 양쪽에 알리고 정기 검사를 계속 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Q. 몇 년씩 오래 먹어도 간에 무리가 없을까요?
A. 2015년 연구에서 환자의 절반이 평균 2년 넘게 복용했고, 후속 연구들에서는 오래 복용할수록 사망과 간암이 오히려 더 줄었습니다. 정기 검사로 확인하며 적절히 처방받은 한약이라면 장기 복용의 안전성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쌓여 있습니다.

Q. 인터넷에서 간에 좋다는 약재를 사서 먹어도 되나요?
A. 권하지 않습니다. 위 연구가 말하는 안전성은 한의사가 진단에 맞게 처방한 한약에 대한 것입니다. 출처와 용량이 불분명한 제품을 자가 판단으로 복용하는 것은 오히려 간 손상 위험이 있습니다.

Q. 한약이 B형간염 바이러스를 없애 주나요?
A. 아닙니다. 한약은 바이러스를 직접 없애는 항바이러스 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위 연구들에서 한약의 역할은 염증과 섬유화를 늦추고 전신 컨디션을 돌봐 긴 병의 경과를 부드럽게 하는 쪽에 가깝습니다.

참고문헌

  • Tsai DS et al (2015) The use of Chinese herbal medicines associated with reduced mortality in chronic hepatitis B patients receiving lamivudine treatment. J Ethnopharmacol 174:161
  • Tsai TY et al (2018) Chinese herbal medicine therapy and the risk of mortality for chronic hepatitis B patients with concurrent liver cirrhosis: a nationwide population-based cohort study. Oncotarget 9:18214
  • Tsai TY et al (2017) Associations between prescribed Chinese herbal medicine and risk of hepatocellular carcinoma in patients with chronic hepatitis B: a nationwide population-based cohort study. BMJ Open 7:e014571
  • Liu X et al (2019) Effects of adjuvant traditional Chinese medicine therapy on long-term survival in patients with hepatocellular carcinoma. Phytomedicine 62:152930
  • Liao YP et al (2020) Effects and relative factors of adjunctive Chinese medicine therapy on survival of hepatocellular carcinoma patients: a retrospective cohort study in Taiwan. Integr Cancer Ther 19:1534735420915275
  • Tsai FJ et al (2020) Decreased overall mortality rate with Chinese herbal medicine usage in patients with decompensated liver cirrhosis in Taiwan. BMC Complement Med Ther 20:221
  • Tsai FJ et al (2019) Effects of Chinese herbal medicine therapy on survival and hepatic outcomes in patients with hepatitis C virus infection in Taiwan. Phytomedicine 57:30

⚠️ 본 글은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정확한 진단·치료는 전문 의료기관에서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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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민

박석민 대표원장

19년간 자가면역질환과 구강작열감증후군과 같은 신경병증성 통증을 주로 진료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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