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감수: 박석민 한의사 (대표원장)
자가포식, 세포의 청소 능력이 T세포 기억을 좌우할 때
자가포식은 세포가 낡은 부품을 분해해 다시 쓰는 과정입니다. 이 능력이 떨어진 늙은 T세포는 기억을 만들지 못했고, 사람 12개월 시험에서 기억력은 위약과 차이가 없었습니다.
목차
세포는 단백질과 소기관을 분해하고 재활용하면서 내부 환경을 유지합니다. 이 과정의 이상은 여러 조직에 영향을 주며, 면역세포의 생존과 기능에도 관여합니다.

자가포식(autophagy)은 세포 성분을 리소좀에서 분해하는 여러 경로를 말합니다. 이 글에서는 이중막으로 대상을 감싸는 거대자가포식을 중심으로 설명합니다. 자가포식은 평소에도 일어나며 영양 상태, 운동, 세포 스트레스에 따라 조절됩니다. 주요 연구를 통해 노화와 T세포의 면역 기억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자가포식은 어떻게 일어날까요?
세포 안에 이중막이 새로 만들어져 치울 대상을 감쌉니다. 형성된 자가포식소체가 리소좀과 융합하면 내부 성분이 분해되고 재활용됩니다.

- 영양 부족으로 mTORC1 활성이 낮아지면, 자가포식에 대한 억제가 완화될 수 있습니다
- 에너지 부족을 감지하는 AMPK도 자가포식 조절에 관여합니다
- 노화에 따라 일부 조직에서 자가포식의 효율이나 분해 흐름이 저하될 수 있습니다
앞서 정리한 mTOR 칼럼과 AMPK 칼럼에서 다룬 두 경로가 이 과정의 조절에 관여합니다. 다만 자가포식은 단순히 켜지고 꺼지는 현상이 아니라 생성부터 분해까지 이어지는 흐름입니다.
특정 부위만 골라 치우는 갈래도 있어요.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를 치우는 미토파지 칼럼이 그 예입니다.
노화 — 기본 수준을 올리자 수명이 늘었습니다
Fernández et al (2018)은 이 과정을 억제하는 결합을 유전자 수준에서 약화시킨 생쥐를 만들었습니다.

- 여러 조직에서 기본 자가포식 흐름이 높아졌습니다
- 암수 모두에서 수명이 유의하게 늘었습니다
- 나이에 따른 콩팥과 심장의 병리 변화가 줄었습니다
- 자연 발생 종양도 줄었습니다
이 유전자 조작 모델에서는 자가포식 조절의 변화가 생존과 조직 병리의 개선으로 이어졌습니다. 사람에게 같은 개입을 적용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같은 연구에서 항노화 단백질이 부족한 생쥐는 이 억제 결합이 강해져 있었고 자가포식이 낮았습니다.
면역 — T세포의 기억이 여기에 달려 있습니다
Puleston et al (2014)의 결과가 노화와 면역을 직접 잇습니다.

- 자가포식 유전자를 T세포에서 없앤 생쥐는 인플루엔자와 거대세포바이러스에 대한 기억 CD8 T세포를 만들지 못했습니다
- 늙은 생쥐의 CD8 T세포에서는 자가포식 수준이 낮아져 있었습니다
- 자가포식을 늘리는 화합물을 주자 늙은 생쥐의 T세포 반응이 되살아났습니다
- 그 회복은 자가포식에 의존적이었습니다
노령 생쥐의 T세포 반응 저하에 자가포식이 관여한다는 결과입니다. 사람의 백신 반응 저하를 이 경로 하나로 설명한 연구는 아닙니다.
감염 뒤에 남는 기억 T세포는 다음에 같은 병원체를 만났을 때 빠르게 대응하는 세포예요. 그 세포가 만들어지려면 안을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사람에게는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요?
동물 연구에서 사용한 스페르미딘 계열 보충제를 사람에게 시험한 연구도 있습니다. 다만 다음 시험의 목표는 T세포의 ‘면역 기억’이 아니라 사람의 ‘인지 기억’ 개선이었습니다.
Schwarz et al (2022)은 주관적 인지 저하가 있는 60~90세 100명을 두 군으로 나누어 12개월간 투여했습니다. 밀 배아에서 추출한 보충제였습니다.

- 1차 종점인 기억 수행 변화에서 두 군의 차이는 −0.03이었습니다(95% 신뢰구간 −0.11~0.05, P = 0.47)
- 2차 종점들에서도 유의한 변화가 없었습니다
- 일부 탐색적 분석에서는 유익할 가능성이 보고되었지만, 지표에 따라 불리한 변화도 있었습니다. 이를 확정적인 효능으로 해석할 수는 없습니다
- 이상반응은 두 군이 비슷했습니다
1차 종점을 충족하지 못했습니다. 저자들은 탐색적 분석 결과가 앞으로 더 높은 용량에서 확인되어야 한다고 적었습니다.
동물에서 T세포 반응이 되살아난 것과, 사람에서 기억력이 좋아지는 것은 다른 문제예요.
자가면역질환과는 어떤 관계일까요?
이 과정은 면역세포가 자기 성분을 처리하는 방식과도 얽혀 있어요.
자가포식 관련 유전자의 변이가 크론병 같은 염증성 장질환의 위험과 연관된다는 것이 잘 알려져 있어요. 세포 안의 세균을 처리하는 능력이 떨어지면 장에서 염증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전신홍반루푸스에서도 이 과정의 이상이 보고되고 있어요. 다만 여러 기존 약물도 자가포식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이를 ‘관련 치료 연구가 전혀 없다’고 표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자가포식만을 선택적으로 조절해 질환을 개선하는 효과와 기존 약물의 복합적인 작용은 구분해야 합니다.

이레한의원 코멘트
인천 송도 이레한의원에서는 자가포식을 늘리기 위해 단식이나 절식을 했다는 분들과 상담합니다. 식사를 줄인 시간보다 먼저 확인하는 것은 현재 영양 상태와 체중 변화, 기저질환과 복용약입니다.
자가포식을 이유로 단식을 무조건 권하지는 않습니다. 이 과정은 평소에도 작동하며, 사람의 모든 조직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몇 시간 뒤 활성화’ 기준은 없습니다. 단백질 발현의 변화와 실제 분해 흐름, 건강상 이득도 각각 구분해야 합니다.
관련 내용은 단식모방식단 칼럼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한약 성분 가운데 이 과정을 늘린다는 세포·동물 보고는 많아요. 그러나 사람에게 한약을 써서 자가포식이 늘어나는지를 잰 연구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사람에서 실제 자가포식 흐름을 평가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생검이나 혈액세포 등을 이용한 연구가 있지만, 한 번 측정한 표지만으로 전신의 자가포식 정도를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이레한의원에서는 조직검사나 혈액검사를 시행하지 않습니다. 필요한 검사와 약물 판단은 해당 진료과에서 받으시도록 안내합니다. 저희는 소화와 수면, 피로 및 영양 섭취를 함께 살피며, 무리한 절식으로 기력이 떨어지지 않는지도 확인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몇 시간 굶어야 자가포식이 켜질까요?
A. 자가포식은 단식해야 처음 시작되는 과정이 아닙니다. 사람의 모든 조직에 적용되는 시간 기준도 없습니다. 동물의 절식 시간을 사람에게 그대로 적용하거나, 오래 굶을수록 유익하다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Q. 자가포식을 늘리는 영양제가 도움이 될까요?
A. 12개월 무작위 시험에서 1차 종점인 기억 수행은 위약과 차이가 없었습니다. 이 시험에서 이상반응은 두 군이 비슷했지만, 장기 안전성이나 노화 예방 효과까지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Q. 나이가 들면 백신이 잘 안 듣는 이유가 이것일까요?
A. 동물에서는 그 설명이 성립합니다. 늙은 생쥐의 T세포에서 자가포식이 낮았고, 그것을 올리자 반응이 되살아났습니다. 다만 사람에게서 같은 개입으로 백신 반응이 좋아졌다는 시험은 아직 없습니다.
Q. 운동도 이 과정을 켜나요?
A. 운동은 자가포식 조절에 관여할 수 있지만, 조직과 운동 강도, 측정 방법에 따라 결과가 다릅니다. 운동은 근력과 심폐 기능 등 실제 건강상의 이득을 기준으로 권하며, 자가포식 수치를 높이기 위한 과도한 운동을 권하지는 않습니다.
참고문헌
- Fernández ÁF et al (2018) Disruption of the beclin 1-BCL2 autophagy regulatory complex promotes longevity in mice. Nature 558:136-140
- Puleston DJ et al (2014) Autophagy is a critical regulator of memory CD8(+) T cell formation. Elife 3:e03706
- Schwarz C et al (2022) Effects of Spermidine Supplementation on Cognition and Biomarkers in Older Adults With Subjective Cognitive Decline: A Randomized Clinical Trial. JAMA Netw Open 5:e2213875
- Nakamura S, Yoshimori T (2018) Autophagy and Longevity. Mol Cells 41:65-72
- Alirezaei M et al (2010) Short-term fasting induces profound neuronal autophagy. Autophagy 6:702-710
⚠️ 본 글은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정확한 진단·치료는 전문 의료기관에서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