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감수: 박석민 한의사 (대표원장)
심한 스트레스 뒤에 시작된 혀 통증, 구강작열감증후군일 수 있습니다
심한 스트레스 뒤 시작된 혀 통증은 구강작열감증후군일 수 있습니다. 환자 50명과 대조군 50명을 비교한 국내 연구에서 신체화·불안·우울 점수가 모두 높았지만, 값은 대부분 정상 범위 안이었습니다.
목차
심한 스트레스를 겪은 뒤 혀가 화끈거리기 시작하는 분들이 있어요. 국내 연구에서 구강작열감증후군 환자 50명의 심리검사 평균 점수는 대조군보다 높았지만, 대부분 일반 인구의 평균을 넘지 않았습니다.

큰일을 치른 뒤, 또는 오래 긴장하며 지낸 시기가 지나고 혀가 타는 듯 아프기 시작했다는 말씀을 진료실에서 자주 듣습니다. 구강검사에서 뚜렷한 병변을 찾지 못해 답답해하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증상이 지속되면 구강작열감증후군(burning mouth syndrome, BMS)도 고려합니다. 다만 구강 감염, 영양 결핍, 약물, 구강건조 등 다른 원인을 먼저 살펴야 합니다. 오늘은 스트레스와 이 통증의 관련성을 논문을 통해 정리하겠습니다.
스트레스 뒤에 혀가 아프기 시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스트레스 하나만으로 혀가 아파지는 것은 아니에요. 최근 제안된 가설은 다음 두 단계를 구분합니다. 소수 사례를 바탕으로 한 설명이며, 모든 환자의 발병 과정으로 확립된 것은 아닙니다.
Lebel et al (2025)은 치과 치료를 받은 뒤 혀 통증이 시작된 환자들을 모아 이 과정을 정리했습니다. 프랑스 한 병원의 구강안면통증 환자 78명 가운데 치과 치료 직후 발병이 잘 기록된 7명을 자세히 살폈습니다.

- 첫 단계는 스트레스입니다. 오래 긴장한 상태가 통증을 조절하는 신경 회로를 미리 예민하게 만듭니다
- 둘째 단계는 국소 자극입니다. 치과 치료나 점막 손상처럼 평소라면 지나갔을 자극이 방아쇠가 됩니다
- 두 가지가 겹칠 때 통증이 시작되고, 자극이 사라진 뒤에도 통증만 남습니다
이 가설은 스트레스가 통증에 대한 취약성을 높일 가능성에 주목합니다. 스트레스가 통증을 직접 만드는 것이 아니라, 통증이 켜지기 쉬운 상태를 먼저 만들어 둔다는 것입니다.
혀에는 감각신경이 풍부하지만, 그것만으로 다른 부위보다 먼저 또는 더 심하게 아프다고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심리 검사에서 실제로 차이가 나타났습니다
Yoo et al (2018)은 국내에서 이 질문을 정면으로 다뤘습니다. 한양대학교 연구진이 구강작열감증후군 환자 50명과, 나이와 성별을 맞춘 대조군 50명의 심리 검사 결과를 비교했습니다.
검사는 90개 문항으로 아홉 가지 심리 영역을 재는 도구를 썼습니다. 점수는 T점수로 환산하는데, 일반 인구의 평균이 50점, 표준편차가 10점입니다.

- 신체화는 47.44점 대 41.65점이었습니다. P<0.001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였습니다. 이는 두 집단에 실제 차이가 없다는 가정 아래 관찰 결과를 평가한 값이며, 스트레스가 원인일 확률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 우울은 47.10점 대 40.25점, 불안은 46.78점 대 40.71점이었습니다. 둘 다 P=0.001입니다
- 공포불안은 49.38점 대 42.77점, 강박은 44.88점 대 39.15점이었습니다
- 전체 심각도는 45.50점 대 38.69점으로 P<0.001이었습니다
여기서 놓치면 안 되는 부분이 있어요. 환자군의 점수가 대조군보다 높은 것은 분명하지만, 대부분 50점을 넘지 않았습니다.
즉 통계적으로는 뚜렷한 차이지만, 집단의 평균 점수만으로 정신질환 유무를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T점수 50점은 일반 인구의 평균이지 진단 기준선이 아닙니다. 유일하게 50점을 넘은 항목은 증상 고통도 51.78점이었습니다. 이 항목은 증상의 개수가 아니라 각 증상을 얼마나 괴롭게 느끼는지를 재는 값이에요.
증상에 대한 주관적 고통이 크다는 결과이지, 통증이 상상이거나 꾀병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남녀와 나이에 따라 갈린 부분
같은 연구에서 성별로 나눠 보면 양상이 달랐습니다.
- 여성 29명에서는 신체화(P=0.004), 강박(P=0.013), 전체 심각도(P=0.025), 증상 고통도(P=0.006)가 대조군보다 높았습니다
- 남성 21명에서는 증상 고통도 한 가지만 차이가 났습니다. 55.00점 대 42.71점으로 P=0.001이었습니다
- 나이로 나누면 51세에서 65세 구간의 신체화 점수가 53.38점으로 가장 높았습니다. P=0.008입니다
51세에서 65세는 폐경 전후와 겹치는 구간입니다. 여성호르몬이 줄면서 점막이 마르고, 같은 시기에 심리적 부담도 커진다는 설명이 함께 제시되어 왔습니다.
폐경과 혀 통증의 관계는 폐경 뒤 혀가 화끈거릴 때 칼럼에서 따로 다뤘습니다.
스트레스는 몸에서도 측정됩니다
심리 검사만으로는 마음의 문제로 오해받기 쉬워요. 스트레스와 관련된 호르몬 변화도 연구되고 있습니다. 다만 호르몬검사 한 번으로 스트레스의 유무나 통증의 원인을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Lee와 Suk (2023)은 경희대학교에서 구강작열감증후군 환자 141명을 스스로 스트레스를 느끼는 군 68명과 그렇지 않은 군 73명으로 나눠 비교했습니다.

- 구강건조를 호소한 비율은 67.6% 대 34.2%였습니다. P<0.001로, 두 배 가까운 차이입니다
- 자극하지 않은 상태의 침 분비량은 분당 0.66mL 대 0.91mL였습니다. P<0.01입니다
- 스트레스군에서 코르티솔과 부신피질자극호르몬 수치, 그리고 두 값의 비율이 모두 높았습니다
코르티솔은 스트레스에 대응해 부신에서 나오는 호르몬이에요. 이 연구에서는 코르티솔이 연구 집단의 평균보다 높은지에 따라 자가보고 스트레스군이 잘 구분되었습니다. 별도의 환자군에서도 통하는 진단 기준인지 확인한 결과는 아닙니다.
Kim et al (2012)의 서울대학교 연구도 같은 방향입니다. 여성 환자 30명과 대조군 20명의 침을 분석했더니, 환자군에서 자극하지 않은 침의 코르티솔 농도가 유의하게 높았습니다.

이 연구들은 스트레스, 호르몬 변화, 구강건조가 서로 연관될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스트레스가 먼저 호르몬을 바꾸고 침 분비를 줄여 통증을 일으켰다는 인과 순서까지 입증한 것은 아닙니다.
입마름은 침샘 자체의 질환에서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자가면역질환인 쇼그렌증후군이 대표적이라, 두 가지를 구별하는 검사가 필요해요.
그렇다면 마음의 병이라는 뜻일까요?
아니에요. 몇 가지 근거가 그렇게 단정하지 못하게 합니다.
Galli et al (2017)은 2000년 이후 발표된 대조 연구 14편을 모아 분석했습니다. 한 편을 제외한 모든 연구에서 심리적 요인의 관여가 확인되었고, 불안과 우울이 가장 흔했습니다.
여기서 관여한다는 말은 원인이라는 뜻과 달라요. 만성 통증이 불안과 우울을 높일 수도 있고, 심리적 부담이 통증을 악화시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Yoo et al (2018)은 이 부분을 확인할 수 있는 분석을 함께 했습니다. 환자를 유병 기간 6개월 미만, 6개월에서 12개월, 12개월 초과로 나눠 비교했더니 심리 검사 점수에 차이가 없었습니다.
오래 앓았다고 심리 점수가 더 나빠지지 않았다는 뜻이에요. 다만 한 시점에서 유병 기간별로 비교한 결과만으로, 심리적 부담이 통증의 원인인지 결과인지 구분할 수는 없습니다.
가능한 기전 중 하나는 스트레스와 관련된 통증 조절 회로의 변화입니다. 하행성 통증 억제 기능의 변화와 중추감작이 통증 지속에 관여할 수 있습니다. 중추감작은 신경이 실제 자극보다 통증을 크게 증폭해 전달하는 상태입니다.
중추감작은 통증이 지속되는 기전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일반 검사에서 이상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중추감작이라고 진단할 수는 없으며, 말초 감각신경 변화 등도 고려해야 합니다.
혀의 말초 신경에서 벌어지는 변화는 소섬유신경병증 칼럼에서 정리했습니다.
동반된 만성질환이 있을 때
Yoo et al (2018)에서 환자 50명 중 26명, 52%가 만성질환을 함께 앓고 있었습니다.
- 고혈압 11명(22%), 당뇨병 6명(12%), 류마티스관절염 5명(10%), 만성간염 4명(8%)이었습니다
- 만성질환이 있는 환자는 없는 환자보다 강박 점수가 48.12점 대 41.38점으로 높았습니다. P=0.032입니다
- 증상 고통도도 만성질환이 있는 쪽에서 높았습니다(P=0.046)
류마티스관절염은 자가면역질환이에요. 다만 50명의 진료 환자에서 나온 비율을 전체 구강작열감증후군 환자의 유병률이나 위험 증가로 일반화할 수는 없습니다.
자가면역질환을 앓고 계신 분에게 혀 통증이 새로 생겼다면, 원래 질환의 활성도와 복용 약물을 함께 살펴야 해요. 자가면역질환에서는 침샘 침범과 약물 반응이 모두 혀 증상을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레한의원 코멘트
인천 송도에서 진료하다 보면 큰일을 겪은 뒤 혀가 아프기 시작했다는 말씀을 자주 듣습니다. 그리고 병원에서 심리적인 문제라는 말을 듣고 오신 분도 많아요.
위 자료가 말하는 것은 조금 달라요. 심리 검사 점수는 대조군보다 높았지만 대부분 정상 범위 안이었고, 유병 기간이 길어도 점수가 나빠지지 않았습니다. 마음이 약해서 생긴 병이라는 설명은 이 결과와 맞지 않습니다.
스트레스가 통증에 대한 취약성을 높였을 가능성은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의 발병 원인을 이 가설 하나로 단정하지 않고, 구강 상태와 감각 변화, 복용 약물 등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진료에서도 통증 자체와 함께, 잠과 소화, 긴장이 풀리지 않는 상태를 같이 봅니다.
한약 치료에 대해서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있습니다. 다만 대부분 대조군 없이 치료 전후를 비교했거나 소규모 예비연구입니다.
무작위 배정 시험 한 편은 대조군보다 나은 결과를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도움이 될 가능성은 있으나 확정적인 효능이 입증된 단계는 아니라고 말씀드리는 편이 정확합니다.
본원에서는 진단에 필요한 검사와 처방약 조절을 담당 진료과와 상의하시도록 안내합니다. 인천 송도 이레한의원에서는 검사와 진단이 필요한 부분은 해당 진료과에 맡기고, 그 사이에서 잠과 소화, 피로처럼 일상에서 걸리는 부분을 함께 살피고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스트레스만 줄이면 혀 통증이 나을까요?
A. 스트레스 관리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낫는다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통증이 이미 시작된 뒤에는 예민해진 신경 회로 자체를 함께 다뤄야 합니다.
Q. 심리 검사 점수가 높으면 정신과 질환이라는 뜻인가요?
A. 아닙니다. 국내 연구에서 환자군 점수는 대조군보다 높았지만 대부분 평균인 50점을 넘지 않았습니다. 통계적 차이와 진단은 서로 다른 문제입니다.
Q. 검사가 모두 정상인데 왜 아플까요?
A. 일반 검사로 드러나지 않는 말초 감각신경 변화나 중추의 통증 처리 변화 등이 관여할 수 있습니다. 중추감작도 가능한 설명이지만, 검사 결과가 정상이라는 사실만으로 원인을 확정하지는 않습니다.
Q. 자가면역질환이 있는데 혀가 아프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원래 질환의 활성도와 복용 중인 약물을 담당 진료과에서 먼저 확인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자가면역질환에서는 침샘 침범과 약물 반응이 모두 혀 증상을 만들 수 있습니다.
참고문헌
- Yoo HS et al (2018) The role of psychological factors in the development of burning mouth syndrome. Int J Oral Maxillofac Surg 47:374-378
- Lebel A et al (2025) The Role of Stress in Burning Mouth Syndrome Triggered by Dental Treatments: A Two-Step Hypothesis. J Oral Rehabil 52:1001-1014
- Lee YH, Suk C (2023) Effects of self-perceived psychological stress on clinical symptoms, cortisol, and cortisol/ACTH ratio in patients with burning mouth syndrome. BMC Oral Health 23:513
- Kim HI et al (2012) Salivary cortisol, 17β-estradiol, progesterone, dehydroepiandrosterone, and α-amylase in patients with burning mouth syndrome. Oral Dis 18:613-620
- Galli F et al (2017) Role of psychological factors in burning mouth syndrome: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Cephalalgia 37:265-277
⚠️ 본 글은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정확한 진단·치료는 전문 의료기관에서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