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감수: 박석민 한의사 (대표원장)
쇼그렌증후군 침샘의 단일세포·공간 지도 — 삼차 림프구조는 어떻게 만들어지나
목차
쇼그렌증후군 침샘 안에는 '작은 림프절'이 새로 생겨납니다. 이 구조물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세포 하나하나 단위로 펼쳐 본 연구를 살펴봅니다.

쇼그렌증후군에서 침샘이 망가지는 핵심에는 '삼차 림프구조(TLS)'라는 비정상적인 면역 집합체가 있습니다. 원래 림프절에만 있어야 할 면역 조직이 침샘 안에 새로 생겨나, B세포 과활성과 자가항체, 나아가 림프종 위험까지 끌어올립니다. 그런데 이 구조물이 어떤 세포들로, 어떤 순서로 만들어지는지는 그동안 안갯속이었습니다. 오늘은 사람 침샘을 단일세포 해상도와 공간 분석으로 통합해 그린 최근 연구를 통해, TLS 형성의 세포·분자 지도를 자세히 풀어보겠습니다.
삼차 림프구조(TLS)란 무엇인가
삼차 림프구조는 원래 림프 조직이 아닌 곳(침샘, 종양 등)에 새로 만들어지는 면역 집합체입니다. 활성화된 T세포와 B세포가 이곳에 자리잡아 증식·분화하며, 병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병을 '지속'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특히 이 질환에서는 이 구조물과 그 안의 이소성 배중심(germinal center)이 성숙할수록 B세포 과활성, 자가면역, 병적 항체 반응, 그리고 B세포 림프종 발생과 뚜렷이 연관됩니다. 그래서 'TLS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는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 치료 표적과 직결된 질문입니다.
침샘을 단일세포 해상도로 펼치다
연구진은 환자 7명의 입술 소타액선을 떼어, 품질관리를 통과한 17,011개 세포를 단일세포 RNA 분석으로 분류했습니다. 그 결과 침샘 미세환경이 11개의 주요 세포 군집으로 나뉘었는데, 면역세포 계열 5개(형질세포, B세포, CD4·CD8 T세포, 골수계 세포)와 기질세포 계열 6개(상피/근상피, 내피, 섬유아세포, 혈관벽세포, 신경세포 등)였습니다. 각 세포 유형은 다중 면역형광 염색으로 조직 안에서 실제 위치까지 확인됐습니다. 이렇게 면역세포만이 아니라 '구조를 떠받치는' 기질세포까지 한 장의 지도에 담은 것이 이 연구의 출발점입니다.
두 명의 설계자: 면역섬유아세포와 면역혈관주위세포
TLS를 짓는 핵심 설계자는 면역세포가 아니라 기질세포입니다. 먼저, 이미 알려진 면역섬유아세포(immunofibroblast)가 확인됐습니다. 이들은 CD34, CCL19, TNFSF13B(BAFF), ICAM1, VCAM1, CD82, CXCL9 등을 발현하며, 림프구를 불러 모으고 머물게 하는 'TLS의 골격'을 만듭니다. 섬유아세포 안에서는 ACKR3·CD55를 발현하는 전구세포(다른 섬유아세포의 줄기 역할을 하는 후보)도 함께 발견됐습니다.
이번 연구의 새로운 발견은 '면역혈관주위세포(immunopericyte)'입니다. 혈관을 감싸는 혈관주위세포(ACTA2, RGS5, MCAM) 가운데, 림프구 유인 케모카인 CCL21과 CCL19를 강하게 내뿜고 텐애신C(TNC)를 발현하는 새 집단입니다. 면역섬유아세포와 비슷한 면역 기능을 갖지만 TNFSF13B·CD82·PDGFRA는 발현하지 않아 구별됩니다. 이들은 T세포를 끌어들이는 PNAd 양성 고내피세정맥 주위에 자리잡아, T세포를 불러 모으는 관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둘은 서로 다른 스위치로 작동한다
흥미롭게도 같은 림프구 케모카인을 내뿜더라도, 두 세포는 작동 스위치가 달랐습니다. 면역섬유아세포는 림프독소 베타 수용체(LTβR)와 그 하위의 비고전적 NF-κB 경로(RELB, NFKB2)에 의존해 CCL19·CCL21을 만듭니다. 반면 면역혈관주위세포는 이 경로를 쓰지 않고, 대신 인터페론감마·종양괴사인자 관련 유전자(IFNGR1/2, TNFRSF1A, IRF1, SOCS1)를 발현했습니다. 실제로 LTβR을 없앤 생쥐 모델에서, 림프구 케모카인을 만드는 성숙한 면역섬유아세포는 크게 줄었지만 면역혈관주위세포의 수는 영향을 받지 않았습니다. 두 설계자가 독립적인 경로로 일한다는 직접 증거입니다.

쇼그렌증후군과 시카증후군은 무엇이 다른가
쇼그렌증후군은 시카증후군(건조증)과 증상이 겹칩니다. 둘 다 입·눈이 마르지만, 시카증후군은 쇼그렌 특유의 자가항체와 B세포 이상 활성이 없고 결정적으로 TLS를 만들지 않습니다. 연구진은 시카증후군 6명과 쇼그렌 7명을 비교했는데, 쇼그렌군에서 1,187개 유전자가, 시카에서 1,016개 유전자가 더 높게 발현됐습니다. 쇼그렌에서 올라간 유전자에는 CXCL13, CXCR5, CD19, IL21, IFNG 등 림프구 활성·집결과 관련된 것들이 많았습니다. 또한 쇼그렌에서만 CCR6·LTB·BAFF를 발현하는 보조 T세포, CXCL13·CD40LG T세포, 다양한 B세포 군집이 나타났고, 무엇보다 성숙한 면역섬유아세포가 시카에는 없었습니다. 시카에는 TNFSF13B만 발현하고 T세포 유인 케모카인과 CD40은 없는 '미성숙' 섬유아세포만 존재했습니다. 즉 같은 침샘이라도 TLS를 만드느냐 마느냐가 두 질환을 가르는 분자적 분기점이었습니다.

TLS는 어떻게 성숙하는가
TLS는 한 번에 완성되지 않습니다. 작은 T세포 덩어리가 먼저 생기고, B세포가 점차 침투해 들어오며, 성숙한 큰 TLS에서만 배중심이 형성됩니다. 연구진은 조직을 성숙 단계별(분리되지 않은 초기 병소 → T·B세포가 구역을 나눈 병소 → 배중심을 가진 성숙 TLS)로 레이저 미세절제해 유전자·단백질을 분석했습니다. 성숙할수록 면역섬유아세포의 비율이 늘고, 그 전구세포(ACKR3 집단)는 오히려 줄었으며, 소포보조 T세포(Tfh)와 Th17 유사 세포가 함께 증가했습니다. 기질세포와 면역세포가 나란히 발달하며 구조를 완성해 가는 것입니다.

공간에서 본 TLS 발달 단계
마지막으로 여러 표지자를 동시에 본 공간 단백질 분석으로, 이 발달 과정을 조직 안에서 눈으로 확인했습니다. 초기 병소는 풍부한 CD4 T세포 환경 속에 B세포가 드문드문 침투한 모습이었고, 구역이 나뉜 병소는 B세포 핵심부와 그 둘레의 T세포 경계를 보였으며, 완성된 TLS는 CXCR5 양성 B세포층과 CD21 발현, 그리고 방추형의 CXCL13 양성 면역섬유아세포를 갖췄습니다. 세포를 12개 표현형으로, 조직을 5개 이웃(neighbourhood)으로 분류했더니, CXCR5 B세포·Tfh·면역섬유아세포가 모인 '이웃 1'이 TLS가 성숙할수록 뚜렷이 늘었습니다. 성숙한 TLS의 조직학적 정체가 분자적으로 정의된 셈입니다.

왜 중요한가 — 림프종 위험과 치료 단서
성숙한 TLS는 정상 림프절(편도 배중심)을 그대로 닮았을 것 같지만, 분석 결과는 달랐습니다. TLS는 ICOS, CXCL10, IFNG, TNF 같은 염증 신호가 강한 '과염증 허브'였고, 항체의 정교한 선택을 돕는 AICDA 발현은 낮았습니다. 게다가 생존인자(TNFSF13B 등)와 케모카인(CXCL9, CXCL12)이 풍부했습니다. 연구진은 이 조합이 '불량 클론(악성 B세포)이 통제를 빠져나가기 쉬운 환경'을 만들어, 쇼그렌증후군에서 점막연관림프조직(MALT) 림프종이 더 잘 생기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고 봅니다. 동시에, TLS를 짓는 설계자(면역섬유아세포·면역혈관주위세포)와 그 스위치(LTβR 등)를 정확히 알게 된 만큼, 이들을 겨냥하면 자가면역질환과 암 모두에서 TLS를 조절할 치료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다음 논문을 토대로 정리했습니다. Nayar S, Turner JD, Asam S, et al (2025) Molecular and spatial analysis of tertiary lymphoid structures in Sjögren's syndrome. Nat Commun 16:5.
인천 송도 이레한의원은 쇼그렌증후군을 비롯한 자가면역질환을 오랜 기간 살펴왔습니다. 검사 수치와 최신 연구 근거를 바탕으로, 건조 증상 관리뿐 아니라 질환의 바탕에 있는 면역 변화를 함께 고려하는 관리를 지향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삼차 림프구조가 생기면 무조건 나쁜 건가요?
A. TLS는 병을 시작시키기보다 '지속'시키는 구조물입니다. 이 질환에서는 TLS가 성숙할수록 B세포 과활성·자가항체와 연관되고, 림프종 위험과도 이어집니다. 따라서 그 형성과 성숙을 이해하고 조절하는 것이 치료적으로 중요합니다.
Q. 시카증후군과 쇼그렌증후군은 어떻게 구별되나요?
A. 둘 다 건조 증상을 보이지만, 시카증후군은 이 질환 특유의 자가항체와 B세포 이상 활성이 없고 TLS를 만들지 않습니다. 이 연구는 성숙한 면역섬유아세포가 쇼그렌에는 있고 시카에는 없다는 분자적 차이까지 보여줬습니다. 정확한 감별은 전문 의료기관의 검사가 필요합니다.
Q. 이 연구가 치료로 이어질 수 있나요?
A. TLS를 짓는 세포와 그 작동 스위치를 구체적으로 밝혀, 향후 이를 겨냥한 표적 치료의 토대를 제공합니다. 다만 이는 기초 연구 단계로, 실제 치료 적용까지는 추가 검증이 필요합니다. 구체적인 진단과 치료는 반드시 전문 의료기관에서 받으시기 바랍니다.
⚠️ 본 글은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정확한 진단·치료는 전문 의료기관에서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