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감수: 박석민 한의사 (대표원장)
쇼그렌증후군 침샘상피세포와 고삼투압 — 섬유화·림프구 침윤을 부르는 악순환
목차
쇼그렌증후군에서 침이 마르면 그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짜진 침 자체가 침샘세포를 바꾸고, 그 변화가 다시 염증을 부르는 악순환이 시작됩니다.

쇼그렌증후군에서 침샘이 망가지는 과정을 보통은 '면역세포가 침샘을 공격한다'고만 이해합니다. 그런데 최근 연구는 침샘상피세포 자체가 수동적 피해자가 아니라, 짜진 침이 만드는 고삼투압 스트레스에 반응해 스스로 변하고 염증을 끌어들이는 능동적 주역임을 보여줍니다. 오늘은 2023년 학술지에 실린 이 연구를 통해, 분비 저하 → 고삼투압 → 상피세포 변화 → 림프구 침윤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분자 기전을 자세히 풀어보겠습니다.
침샘상피세포는 수동적 피해자가 아니다
침샘상피세포(SGEC)는 쇼그렌증후군 발병에서 능동적 역할을 합니다. 이들은 면역세포를 자극하는 사이토카인·케모카인을 분비하고, 부착·공동자극 분자를 발현하며, 실제로 B세포의 생존과 활성을 돕는다는 것이 이전 연구에서 밝혀졌습니다. 문제는 무엇이 이 상피세포를 그렇게 '예민하게' 만드는가인데, 연구진은 그 후보로 '고삼투압 환경'을 지목했습니다.
고삼투압이라는 숨은 스트레스
침은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신경 자극을 받으면 선방세포가 염화나트륨(NaCl)을 분비해 삼투 기울기를 만들고, 물 통로인 아쿠아포린-5(AQP5)를 통해 물이 빠져나오며 침이 형성됩니다. 그런데 쇼그렌증후군에서는 선방세포의 세포자멸사, AQP4·AQP5의 위치 이상 등으로 이 과정이 망가지고, 여러 연구에서 환자의 침에 나트륨 농도가 높아져 있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즉 침이 '짜진' 고삼투압 상태가 됩니다.
고삼투압 스트레스는 세포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줍니다. 세포가 쪼그라들었다 회복하는 과정에서 DNA 손상, 세포주기 정지, 세포자멸사, 산화 스트레스가 생기고, 면역반응이 조절되며, CD4 림프구가 염증성 Th17 세포로 분화하도록 부추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연구진은 이 고삼투압이 침샘상피세포의 유전자 발현을 어떻게 바꾸는지 직접 실험했습니다.
고삼투압이 상피세포 유전자를 바꾼다
연구진은 선방세포를 닮은 침샘 세포주(NS-SV-AC)에 고삼투압 배지(소금 추가 또는 설탕 추가)를 8시간 가했습니다. 그러자 소금 자극에서 1,981개, 설탕 자극에서 3,339개 유전자의 발현이 바뀌었고, 두 조건 모두에서 공통으로 변한 1,376개(1,035개 증가)를 핵심으로 분석했습니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 가운데 하나는 인터페론(IFN) 유발 유전자의 증가였습니다. 항바이러스 신호인 MX1(log2 배수변화 2.74~3.26)과 IFIT2(5.26~6.59)가 크게 올랐고, 가장 많이 증가한 634개 유전자 중 332개가 인터페론 유발 유전자였습니다. 또한 세포외기질을 분해·재배열하는 효소인 기질금속단백분해효소(MMP1·MMP3·MMP13·MMP25)가 늘어, 상피세포가 섬유화·조직 리모델링에 가담함을 시사했습니다. 염증 경로(IL-17 신호)와 함께, 면역세포를 불러들이는 분자들(백혈구 이동에 필요한 PECAM-1, 단핵구 유인 케모카인 CCL2, 호산구 유인 CCL26)도 강하게 증가했습니다.

환자 침샘상피에서도 똑같은 변화
세포주 실험이 실제 환자에서도 재현될까요? 연구진은 쇼그렌증후군 환자 5명과 대조군 5명의 침샘상피세포를 배양해 비교했고, 511개 유전자(251개 증가)의 차이를 발견했습니다. 역시 기질금속단백분해효소 경로가 두드러졌는데(MMP12·MMP21·MMP24 증가), 더 놀라운 것은 콜라겐 유전자였습니다. 원래 섬유아세포가 만드는 콜라겐(COL3A1 log2 배수변화 2.40, COL1A2 2.12)이 상피세포에서 올라가 있었고, 세포외기질을 다루는 ADAMTS 계열 유전자(ADAMTS2 2.09, ADAMTS16 1.57, ADAM12 0.95)도 증가했습니다. 분비와 관련해서는 중탄산 수송체 CFTR이 증가하고 물 통로 AQP6는 감소했습니다. 특히 ADAM12 발현은 침 분비량과 반비례했습니다(상관계수 −0.34, p=0.035). 상피세포가 분비 기능을 잃으면서 섬유화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상피세포가 섬유아세포로 변신한다 — 상피-중간엽 전환
상피세포가 콜라겐을 만든다는 건 정상이 아닙니다. 연구진은 이를 '상피-중간엽 전환(EMT)'으로 설명합니다. 상피세포가 섬유아세포 같은 중간엽 세포의 성질을 얻는 변화인데, 이를 지휘하는 전사인자(SNAIL, SLUG, ZEB2)의 변화가 그 증거입니다. 환자 침샘상피세포에서는 SNAIL이 증가 경향을 보이고, SLUG는 감소했으며(qPCR로 확인), ZEB2가 유의하게 증가했습니다(log2 배수변화 1.21, p=0.019). 고삼투압을 가한 세포주에서도 이 전사인자들이 함께 올라, 고삼투압이 EMT를 부추긴다는 점이 일관되게 확인됐습니다.

이 변화가 림프구 침윤과 연결된다
그렇다면 이 상피세포 변화가 실제 침샘 염증과 이어질까요? 연구진은 조직검사의 염증 정도를 나타내는 '병소 점수(focus score)'와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기질 리모델링 유전자 MMP24와 EMT 유전자 ZEB2가 병소 점수 1 이상인 환자에서 더 높았고(각 p=0.0125, 0.0171), ZEB2 발현은 병소 점수와 상관관계를 보였습니다(상관계수 −0.47, p=0.042). 즉 상피세포가 더 많이 변할수록 림프구 침윤도 더 심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침샘상피세포를 B세포와 함께 배양하자 콜라겐 유전자 COL1A2 발현이 더 늘었습니다. 침윤한 B세포가 거꾸로 상피세포의 변신을 부추긴다는 뜻입니다. 상피세포가 면역세포를 부르고, 모여든 면역세포가 다시 상피세포를 바꾸는 양방향 대화가 확인된 것입니다.

악순환의 완성
이 모든 결과는 하나의 악순환으로 모입니다. 쇼그렌증후군의 분비 저하로 침이 짜지면(고삼투압), 침샘상피세포는 인터페론·케모카인·BAFF를 늘리고 세포외기질 리모델링과 섬유화에 가담하며 상피-중간엽 전환을 일으킵니다. 이 변화는 림프구를 침샘으로 끌어들이고, 침윤한 B세포는 다시 상피세포의 콜라겐 생산을 부추겨 변화를 고착시킵니다. 고삼투압이 원인이자 결과로 맞물리는 셈입니다. 쇼그렌증후군의 침샘 손상이 '면역세포의 일방적 공격'이 아니라, 상피세포와 면역세포가 서로를 자극하는 양방향 과정이며 섬유화까지 얽혀 있음을 보여주는 그림입니다.
이 글은 다음 논문을 토대로 정리했습니다. Rivière E, Chivasso C, Pascaud J, et al (2023) Hyperosmolar environment and salivary gland epithelial cells increase extra-cellular matrix remodeling and lymphocytic infiltration in Sjögren's syndrome. Clin Exp Immunol 212:39-51.
인천 송도 이레한의원은 쇼그렌증후군을 비롯한 자가면역질환을 오랜 기간 살펴왔습니다. 검사 수치와 최신 연구 근거를 바탕으로, 건조 증상 관리뿐 아니라 질환의 바탕에 있는 변화를 함께 고려하는 관리를 지향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침이 짜진다는 게 왜 문제가 되나요?
A. 분비가 줄면 침의 나트륨 농도가 올라가 고삼투압 상태가 됩니다. 이 연구는 그 고삼투압이 침샘상피세포의 유전자 발현을 바꿔, 염증 신호와 섬유화 관련 변화를 일으킨다는 점을 보여줬습니다. 즉 마른 침이 단순한 결과가 아니라 병을 부추기는 원인 역할도 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Q. 상피세포가 섬유아세포로 변한다는 게 무슨 뜻인가요?
A. 원래 분비를 담당하던 상피세포가 콜라겐을 만드는 등 섬유아세포 같은 성질을 띠는 변화(상피-중간엽 전환)를 말합니다. 이렇게 되면 침샘이 섬유화로 굳어가고 분비 기능이 더 떨어질 수 있습니다.
Q. 이 연구가 치료로 이어질 수 있나요?
A. 고삼투압과 상피세포 변화라는 새로운 표적을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다만 사람을 대상으로 한 치료로 연결되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한 기초 단계입니다. 구체적인 진단과 치료는 반드시 전문 의료기관에서 받으시기 바랍니다.
⚠️ 본 글은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정확한 진단·치료는 전문 의료기관에서 받으시기 바랍니다.